Luxury Resorts

발리의 전설이 시작된 곳…아궁산과 정글 품은 ‘아난타라 우붓 발리 리조트’

트래블+레저가 꼽은 2025 세계 최고의 신상 호텔 100


태국 럭셔리 호텔 브랜드 아난타라는 2024년 10월 1일 우붓 북쪽 파양안(Payangan)의 숲속에 아난타라 우붓 발리 리조트(Anantara Ubud Bali Resort)를 열었다. 미국 여행 잡지 트래블+레저는 이듬해 이곳을 ‘2025년 세계 최고의 신규 호텔 100곳’에 올렸다.

우붓 시내에서 차로 30분 남짓 떨어진 거리는 단점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30분을 더 가야 발리인들이 최고의 명산으로 꼽는 아궁산(Mount Agung)과, 발리에서 가장 오래된 마을 가운데 하나인 타로(Taro)의 숲을 마주할 수 있다.


발리 우붓의 울창한 열대우림 속에 자리한 아난타라 우붓 발리 리조트 전경. (사진=아난타라 우붓·팜투어)


리조트 로비에 들어서면 미국 작가 애런 테일러 커프너(Aaron Taylor Kuffner)의 키네틱 조형물, 곧 스스로 움직이는 조각 작품 ‘가멜라트론(Gamelatron)’이 손님을 맞는다. 인도네시아 전통 음악 가믈란과 로봇을 합친 이름이다. 가믈란은 청동 타악기들이 어우러져 연주하는 인도네시아 전통 합주 음악이다. 천장 유리창으로 햇빛이 쏟아지는 로비 한가운데, 검은 돌 받침 위로 크고 작은 청동 징 네 개가 층층이 매달렸다. 그 아래에는 작은 청동 징 여러 개가 둥글게 늘어섰고, 징마다 나무 채가 하나씩 달렸다. 연주자는 없다. 기계 장치가 채를 움직여 징을 두드리고, 정해진 시간이 되면 발리 전통 가락이 받침 아래 흐르는 물소리와 함께 로비에 울려 퍼진다. 작품 이름 ‘티르타 스와라(Tirta Swara)’는 ‘성수의 소리’를 뜻한다.


로비에 전시된 미국 작가 애런 테일러 커프너의 가멜란 조각 작품 ‘가멜라트론’ . (사진=아난타라 우붓·팜투어)


로비 데크 너머로 정글이 계곡을 따라 흘러내리고, 맑은 날이면 발리에서 가장 높은 산 아궁산과 바투르산(Mount Batur)이 능선 위로 모습을 드러낸다. 바투르산은 고급 커피 산지이자 발리인들의 영성이 깃든 산이다. 이 산 비탈에서 자란 아라비카 원두는 2008년 ‘킨타마니 발리 아라비카’라는 이름으로 인도네시아 최초의 지리 표시 인증을 받았다. 산자락의 바투르 호수와 울룬 다누 바투르 사원은 발리의 전통 논 관개 체계 수박(subak)이 섬기는 물의 근원으로, 2012년 유네스코 세계유산 ‘발리 문화경관’에 이름을 올렸다.



모두가 가는 발리 말고


팜투어 통계에 따르면 발리는 최근 5년 동안 한국 신혼부부가 가장 많이 고른 허니문 여행지다. 인기가 높은 만큼 비슷한 리조트에 묵고 같은 명소에서 사진을 남기는 일정도 흔해졌다. 아난타라 우붓은 발리 남부 해변과 우붓 시내의 번잡함에서 한발 물러나, 섬 한가운데 고지대 숲에 자리를 잡았다. 객실·스위트·풀빌라 85채가 숲이 우거진 산비탈을 따라 계단처럼 내려앉고, 그 아래로 산에서 내려온 개울이 흐른다. 85채 모두가 열대우림 너머 아궁산과 바투르산을 향한다. 그 모습이 마치 온몸의 가지를 한곳으로 뻗어 기원하는 거대한 나무 같다.


발리의 상징적인 화산이자 최고봉인 아궁산 전경. (사진=아난타라 우붓·팜투어)



정글 위에 띄운 둘만의 집


약 16평 넓이의 스위트는 바닥부터 천장까지 유리창을 내고, 정글을 향해 커다란 욕조를 두었다. 신혼부부라면 원베드룸 풀빌라를 눈여겨볼 만하다. 약 32평 넓이에 개인 인피니티 풀을 갖췄고, 풀 끝이 숲 위에 걸린 듯 탁 트였다. 빌라마다 전담 빌라 호스트가 머무는 동안 식사 예약부터 체험 일정까지 챙긴다. 방에는 사원을 방문하거나 마을 의식에 참여할 때 두르는 전통 천 사롱과 허리띠까지 섬세하게 갖춰 두었다. 여럿이 함께 떠나는 여행이라면 최대 5명이 머물 수 있는 약 48평의 투베드룸 풀빌라도 있다. 객실은 나무와 돌 같은 자연 소재에 발리와 자와의 전통 목공예를 더해 차분하게 꾸몄다.


침실과 거실 공간이 분리돼 여유로운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원베드룸 풀빌라. (사진=아난타라 우붓·팜투어)


울창한 열대우림을 마주한 풀빌라의 개인 인피니티 풀. (사진=아난타라 우붓·팜투어)



사계절 따뜻한 두 개의 인피니티 풀


리조트에는 온수 인피니티 풀이 두 개 있다. 하나는 가족 여행객을 위한 풀이고, 다른 하나는 성인 전용 풀이다. 성인 전용 풀 옆에는 칵테일과 가벼운 안주를 내는 술랑 바(Sulang)가 자리한다. 두 풀 모두 물을 데워 두어, 고지대의 아침저녁 선선한 공기 속에서도 몸을 담그기 좋다. 계곡 쪽으로 난 정글 요가 데크에서는 요가 수업이 열리고, 테크노짐 장비를 갖춘 헬스장도 24시간 운영한다.


두 개의 온수 인피니티 풀을 갖춘 아난타라 우붓 발리 리조트. (사진=아난타라 우붓·팜투어)



새로운 시작, 인도네시아 전통 정화 의식


아난타라 스파는 트리트먼트 룸 네 곳과 스위트 한 곳에 스팀룸과 사우나를 갖췄다. 신혼부부를 위한 대표 프로그램은 180분짜리 커플 리추얼 ‘시라만 하모니(Siraman Harmony)’다. 시라만은 인도네시아 자와 섬에서 신랑 신부가 결혼식을 앞두고 몸과 마음을 깨끗이 씻어 내는 전통 정화 의식이다.

리추얼은 시라만 의식과 발 씻기로 시작한다. 발리 전통 기법에 일본 지압과 하와이 로미로미 마사지를 더한 탁수 마사지, 향신료를 섞어 피부를 문지르는 스크럽 룰루르, 페이셜이 뒤를 잇고, 건강식으로 마무리한다. 룰루르 역시 자와의 신부들이 혼례를 앞두고 피부를 가꾸던 의식으로, 사프란과 쌀가루, 토종 향신료를 쓴다. 결혼식의 긴장을 막 내려놓은 두 사람에게 이만큼 잘 어울리는 스파 코스도 드물다.


인도네시아 전통 정화 의식을 체험할 수 있는 ‘시라만 하모니’. (사진=아난타라 우붓·팜투어)



숲에서 차리는 저녁


저녁은 장작불로 달군 그릴과 오븐에서 요리를 내는 레스토랑 아메르타(Amerta)를 추천한다. 지중해 요리에 발리 현지 식재료를 더했다. 가장 특별한 식사는 아난타라의 시그니처 프로그램인 ‘디자이너 다이닝(Designer Dining)’이다. 파양안 열대우림 속에서 두 사람만을 위해 전담 셰프가 테이블을 차리는 식사로, 폭포 옆이나 논, 정자처럼 원하는 장소를 리조트와 상의해 고를 수 있다. 24시간 전에 예약해야 한다. 영화 속 한 장면을 연출하는 것이 발리에서는 어렵지 않다.


장작불을 활용한 시그니처 요리를 선보이는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아메르타. (사진=아난타라 우붓·팜투어)


두 사람만을 위한 로맨틱한 저녁 식사를 즐길 수 있는 디자이너 다이닝. (사진=아난타라 우붓·팜투어)



발리의 전설이 시작된 마을, 타로


리조트 자연 해설가와 함께 지붕 없는 전용 지프를 타고 20분쯤 달리면 타로 마을에 닿는다. 타로는 발리에서 가장 오래된 마을 중 하나다. 전설에 따르면 8세기 무렵 동부 자와의 라웅산에서 수행하던 성자 르시 마르칸데야(Rsi Markandeya)는 신의 계시를 받고 발리로 건너왔다. 그는 숲을 열어 사람들이 살 터전을 만들고 논농사를 가르쳤다. 타로 마을 관광 안내에 따르면 성자가 빛을 내는 나무를 발견한 자리에 사원을 세웠고, 나무를 뜻하는 발리어 ‘타루(taru)’에서 마을 이름이 유래했다. 그 사원이 바로 마을 한가운데 자리한 푸라 구눙 라웅(Pura Gunung Raung)이다. 타로 사람들은 발리에서 보기 드문 신성한 흰 소도 기른다. 주민들은 흰 소를 힌두교 시바 신과 이어진 동물로 여겨 소중히 보살핀다.


리조트에서 운영하는 4시간짜리 프로그램인 ‘알라스 타로 익스플로레이션(Alas Taro Exploration)’을 이용하면 이 마을을 둘러볼 수 있다. 알라스는 발리어로 ‘숲’을 뜻한다. 해설가와 함께 마을과 논길, 숲길을 걸으며 수백 년을 이어 온 농사법과 발리 사람들의 신앙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신성한 흰 소를 만나고, 마지막에는 코코넛 껍질 불에 구운 발리 전통 쌀 케이크 락락(lak lak)을 맛본다. 발리 사람들이 새 삶의 터전을 처음 일군 곳으로 기억하는 이 숲을, 이제 막 새 출발선에 선 두 사람이 나란히 걷는다. 시내에서 다소 떨어져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이 리조트만의 특별한 매력이다.


발리 전통 마을 타로를 둘러보며 현지 문화와 자연을 경험할 수 있는 ‘알라스 타로 익스플로레이션’. (사진=아난타라 우붓·팜투어)



매일이 새로운 발리 수업


리조트 안에서도 발리 문화를 가까이 경험할 수 있다. 야자잎을 접어 만든 작은 바구니에 꽃과 쌀을 담아, 발리 사람들이 매일 신에게 올리는 제물인 짜낭(canang)을 직접 만들어 본다. 인도네시아 요리 수업과 전통 공예 체험, 발리 와인 시음도 있다. 산을 좋아한다면 바투르산 하이킹을, 조용한 시간을 원한다면 숨은 폭포를 찾아가는 숲길 트레킹을 고른다. 도착한 날에는 이마에 쌀알을 붙이고 성수를 뿌려 주는 발리식 축복 의식과 함께 웰컴 드링크로 여정을 시작한다.


발리 사람들이 매일 신에게 감사와 기원을 담아 올리는 전통 제물 ‘짜낭’. (사진=아난타라 우붓·팜투어)



먼 길 끝에서 받는 선물


아난타라 우붓은 응우라라이 국제공항에서 차로 약 2시간 30분 걸린다. 우붓 시내까지는 하루 세 번 운행하는 무료 셔틀로 갈 수 있다. 사람들이 붐비는 시내를 잠시 다녀와 다시 숲으로 돌아오면, 리조트가 왜 스스로를 ‘안식처(Sanctuary)’라 부르는지 깨닫게 된다. 둘만의 소중한 시간을 위해 30분 정도 더 투자한 것이 다행이란 생각도 하게 된다.

아난타라 우붓은 팜투어 고객을 위한 단독 특전을 선보인다. 팜투어로 풀빌라를 예약하면 2코스 점심과 2코스 저녁을 무료로 즐길 수 있다. 오후에는 아궁산을 바라보며 여유롭게 고급 애프터눈 티를 마시고, 와인 한 병과 허니문 케이크로 둘만의 축배를 든다.


다채로운 세계 요리와 현지 메뉴를 선보이는 메인 레스토랑 키라나. (사진=아난타라 우붓·팜투어)


애프터눈 티는 스리랑카 차 브랜드 딜마(Dilmah)의 잎차 12종 가운데 하나를 고르는 데서 시작한다. 모래시계로 우리는 시간을 맞춘 차가 파란 바탕에 금빛 문양을 두른 찻잔에 담겨 나오고, 3단 트레이가 뒤따른다. 맨 위에는 스콘과 잼을, 가운데에는 인도네시아식 겹겹 케이크 라피스 레짓과 치즈케이크를, 맨 아래에는 브루스케타와 스프링롤, 오이를 얹은 카나페를 올렸다.


우붓에서는 좀처럼 섭외가 어려운 허니문 스냅 촬영도 아난타라에서는 가능하다. 정글 속에서 새롭게 시작한 두 사람의 모습을 30분 동안 담고, 원본 파일과 인화한 사진 1장을 기념으로 가져갈 수 있다. 인도네시아 맥주 빈탕과 콜라 두 병씩, 초콜릿과 스낵을 채운 미니바도 한 번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여기에 허니문 선물과 매일 과일 서비스도 더해진다. 현지에서 여행 후기를 남기면 60분 스파를 한 번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스리랑카 프리미엄 티 브랜드Dilma와 함께 즐기는 3단 트레이 애프터눈 티. (사진=팜투어)